중국어 역사 음운학 (2) - 중고 중국어의 반모음
※ 이 글은 반오운潘悟雲 저著, 권혁준 역譯의 "중국어 역사 음운학" 내용의 요약/정리를 바탕으로 몇가지 덧붙여 적는 것입니다.
2장 중고中古 중국어의 3등 개음(medial)
현대적인 의미에서 음절syllable은 onset-nucleus-coda로 분석됩니다. 친숙하게 만들어보자면 초성-중성-종성이라 생각하시면 편하지요. 중국어는 이 용어를 살짝 바꾸어서 initial-final로 구별하고 final 안에 medial-nucleus-coda가 들어갑니다. 이 역시 전통적인 용어로 성모聲母와 운모韻母에 대응한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에 추가로 사성四聲tone이 들어가 우리가 잘 아는 중국어 음이 완성이 됩니다.
앞서 언급한 절운과 이를 계승해서 만들어진 운서들은 각 한자들을 분류하여 운목韻目이라는 목록을 정리하였습니다. 운서의 목적은 언어학적인 분석이 주가 아니라 시나 부賦를 지을 때의 압운이 가능한 한자를 정리하는 것이 목적이라 rhyme에 해당하는 nucleus-coda/tone, 다시 말해 vowel-ending(coda)/tone(중성(모음)-종성/성조)가 같은 한자를 함께 제시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저번 글에서 이야기했듯이 발음기호가 없던 시절이므로 설명은 반절反切법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반절의 두 한자 중 앞의 한자는 반절상자라 부르고 성모(initial)의 정보를, 뒤의 한자는 반절하자라 부르고 운모(final)의 정보를 줍니다. 반절상·하자는 여러 한자를 돌려서 사용하였으므로 반절상·하자의 맥락을 따라가게 되면 각 한자의 initial-final의 정보를 유추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계련系聯이라 합니다.
이를 발전시켜 목록표를 도표로 만든 것을 운도韻圖라고 합니다. 운도는 전도轉圖라고 불리는 것의 묶음이며, 전도는 등위等位와 자모字母의 규칙에 따라 구성되어 있습니다. 등위는 발음할 때 입을 벌리는 것의 크고 작은 정도에 따라 분류한 것으로 1등-2등-3등-4등 순으로 넓은 것에서 좁은 것으로 이어집니다.(라고 현대적으로 재구되고 있습니다.) 전도는 먼저 사성에 따라 위에서부터 평-상-거-입성 순으로 나누고 각 칸을 다시 등위에 따라서 1등-4등 순으로 제시합니다. 가로로는 성모(초성)의 자질에 따라 순음-설음-아음-치음-후음으로 나뉘고(훈민정음 해례에서도 나오죠) 여기에 청淸탁濁을 다시 나눕니다. 청은 무성음, 탁은 유성음을 가리키며 차청은 무성유기음, 차탁(혹은 청탁)은 비음(m, n 등), 유음(r, l등), 약마찰음(z 등)이 들어갑니다. 그 유명한 삼십육자모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여기에 추가적으로 섭攝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는데 대체적으로 운미韻尾(ending)이 공통되는 운을 주모음主母音의 상대적인 넓고 좁음에 따라 2섭씩 나눕니다. 같은 섭에 대해 입을 오므리는 -u-류의 음이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개開와 합合으로 나누고 원래 주모음 자체가 확실하게 원순성(o, u류)을 가지고 있어도 합으로 전도가 배당이 됩니다. 따라서 운도의 구성은 여러 섭의 정보로 구성된 전도의 묶음이며 하나의 섭에는 여러 개의 전도가 대응됩니다. 전도는 위에서 이야기한대로 사성-등위-자모 순으로 도표가 구성됩니다.(아 복잡하다) 이를 주구줄창 이야기하는 건 이 책에서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독자들이 당연히 알 것이라고 생각하고 적혀있기 때문이며, 사실 이 글은 논문 자료를 모아서 작성한 옴니버스 스타일의 책이므로 그런 가정은 매우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일본어를 배우셨다면 전도 하나는 일본어 50음도 한 판과 비슷하다 생각하시면 편합니다.(그리고 그 50음도 비스무레한 것이 43개나 이어진다는 것이 함정)
아무튼 반절을 토대로 initial과 final중 vowel-ending의 정보는 명확하게 제시가 되지만 개음介音의 경우는 좀 오락가락하는 면이 있습니다. 반절상·하자 모두 중복해서 제시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상·하자 중 한쪽에서만 제시되기도 합니다. 계련의 방식으로 따라가게 된다면 1·2·4등의 반절상자와 3등의 반절상자가 대비되는 결과가 도출되어 1·2·4등의 initial음가와 3등의 initial음가부터 서로 다른 것 아닌가하는 논의가 있었습니다만 현재는 개음이 달랐던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왜 3등운에서 개음이 존재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이 장에는 언급되지 않고 있으므로 다음에 요약하도록 하지요...
1) 히라야마 이사오(2013) 이준환 역, "중고한어의 음운", '구결연구' 31, 19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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