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해수면 변화 (뒤늦게 조선란티스 열차에 탑승하다.)
이미 조선란티스 떡밥이 지나간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뒤늦게나마 고대 해수면 변화에 대해서 부흥 여러분들께 간단히 소개하고자 이 자리를 빌려 글을 끄적여 보고자 합니다.
고대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현재와 그 지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간과하고 맙니다. 하지만 상전벽해처럼 하루아침에 지형이 변하는 일은 잘 없긴 하지만 수백, 수천년의 기간은 점차 지형을 바꾸어 놓을 수 있습니다. 김해평야와 나주평야도 원래는 바다였지만 이제는 육지인 것처럼요. 실론섬도 15세기까지는 인도랑 모래 다리를 통해 연결되어 있었다잖습니까.
지형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해수면 높이의 변화입니다. 해수면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에 따라 더불어 육지도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죠. 이런 해수면의 변화는 지구적인 기후변화의 산물일수도, 지각과 판의 움직임에 따른 것일수도 있습니다. 어찌됐든 지구 규모의 변화에 의한 것은 확실하죠.
(황해바다는 천해이기도 하고 그에 접한 육지도 경사가 완만해 해수면 변화에 따라 지형이 상당히 많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황해의 뻘물을 벗겨내면 조선란티스가 오늘이라도 모습을 드러낼 것만 같습니다. 중국놈들이 상나라 시절부터 황하 주변을 파괴하여 흙탕물을 만들어낸 것은 바로 이 조선란티스의 모습을 숨기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음모론이 슬금슬금 자라나지 않습니까?)
고대의 해안선을 조망하는 것에는 당시 살았던 사람들이 조개를 잡아먹고 근처에 모아서 버린 쓰레기 집하장 패총의 위치로 근사하는 방법이 있겠고, 바다가 나른 퇴적물의 위치와 시기를 통해 근사하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데이터들은 실제로 기원전에 해수면이 지금보다 낮았다는 것을 보여줄까요?
그러나 아쉽게도 패총 데이터는 오히려 기원전 3000~2000년경에 지금보다 해수면이 훨씬 높았음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남해안의 결과이고 이후 해수면이 내려가 고조선 멸망즈음에는 지금보다 해수면이 더 낮았을 수도 있는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과거 발해만의 해안선 흔적 역시 기원전 3000~2000년전에 해안선이 깊숙히 내륙으로 침투해 들어왔으며 그 이후 점진적으로 해안선이 후퇴하고 있다는 것만 보여줍니다. 이 자료로도 기원전의 해수면이 지금보다 더 낮았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겠네요.
전 지구적 기후 변화는 어떨까요? 빙하기에 해수면이 내려갔듯이 빙하의 확장은 해수면의 하강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기원전후로 빙하가 지금보다 많이 있었다면 해수면이 지금보다 더 낮았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죠.
그러나 산업혁명이 시작되기 이전 빙하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림의 아래쪽 방향이 빙하의 증가를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기원전은 기원후보다 더 따듯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를 통해 기원전의 해안선이 기원후보다 더 육지쪽으로 침투해 들어왔을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결과는 조선란티스를 꿈꿔도 황해바다 아래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이야기를 해 줍니다.
결과적으로 발해만은 역사시대 내내 점차 줄어들었으며, 조선란티스의 꿈은 꿈에서라도 꾸지 말아야 할 망상임을 알려드리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1. Jian Liu et al., (2007) Stratigraphic development during the Late Pleistocene and Holocene offshore of the Yellow River delta, Bohai Sea, Journal of Asian Earth Sciences, pp318–331.
2. 이동주 (2008), 기원전 2000년경 해수면 상승에 대한 고고학적 검토 -남해안지역을 중심으로-, 동북아 문화연구, pp57-81.
3. Zhao Xitao (1989), Cheniers in china: an overview, Marine Geology, pp311-320.
4. Heinz Wanner et al. (2008), Mid- to late holocene climate change: an overview, Quaternary Science Reviews, pp1791-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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