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유럽어족의 고향과 그에 대한 고고학적 관점 (2)
The Indo-Europeanhomeland from linguistic and archaeological perspectives
DW Anthony and D Ringe
Annu. Rev. Linguist.,2015, 1(13) 1-21.
2. 바퀴와 원시인도-유럽인의 탄생 시기(1)
바퀴축의 뜻을 가진 후기 원시인구어 단어는 *h2eḱs-이다. 이 단어의 자손들인 인도-이란어, 발트-슬라브어, 게르만어, 켈트어, 이탈리아어, 그리스어의 동족 어휘들은 모두 바퀴축이라는 의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원시 어휘의 뜻은 확실하다. 이 어휘들이 후기 원시인구어에서 기원했다고 가정하지 않고서는 이런 동일한 의미를 공유하는 것을 설명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 동족 어휘에서 공유되는 음성이 각 언어에서 일어난 규칙적인 음운 변화에 의해 원시인구어 어휘 *h2eḱs-에서 동족 어휘가 파생되었다는 것을 보여 줄 수도 있다. 바퀴축은 바퀴를 가진 탈 것과 뗄래야 뗄 수 없으므로, 후기 원시인구어에서 바퀴축의 뜻을 가진 단어가 있었다는 것은 후기 원시인구어가 사용될 시기에 이미 탈 것이 존재했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최초의 마차와 수레의 생산을 가능케 한 바퀴와 바퀴축의 발명은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결과 기원전 4000-3500년 전에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언어 외적인 이 증거는 후기 원시인구어가 실제 사용된 시기를 바퀴 달린 탈 것이 개발된 기원전 4000-3500년 이후라고 결정짓는다.
*h2eḱs-이외에도 이런 추론을 지지하는 증거가 있다. 재구된 원시인구어 목록 중에는 적어도 5개의 탈 것과 관련된 단어가 있다. 재구된 5개 어휘의 의미도 명확하다. 바퀴를 뜻하는 2개의 단어와, 바퀴축, 끌채(thill), 그리고 ‘탈 것에 태워서 운반하다’는 뜻을 가진 동사 하나가 그것이다. 토하라어에서는 바퀴라는 뜻을 가진 단어를 하나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확실하므로 토하라어가 분리 되기 이전인 후-아나톨리아 원시인구어 사용자들에게 바퀴 달린 탈 것은 낯설지 않았을 것이다. 토하라어 B 자료에 등장하는 retke는 군대를 뜻하는 단어인데 만약 이 어휘가 원시인구어의 바퀴를 뜻하는 *Hrot-ó-s에서 기원했다면 이는 아마도 ‘전차병’을 의미에서 파생되었을 수 있다. 하지만 어원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의미의 전환을 가정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아나톨리아어에서는 끌채에 해당하는 단어만이 보존되어 있는데 쟁기나 슬레지해머를 뜻한다. 따라서 아나톨리아어는 바퀴의 발명 이전에 다른 인구어족과 분리되었을 수 있으며 이는 아나톨리아어가 옛 원시인구어 잔재를 여럿 가지고 있는 모습과 일맥상통한다.
<thill이 가리키는 부분>
탈 것과 관련된 원시인구어의 어휘 양상은 원시인구어가 언제, 어디에서 사용되었는지에 관한 오래된 논쟁을 해결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만약 후-아나톨리아 원시인구어가 탈 것과, 그것과 연관된 부속품 어휘를 가지고 있었다면 비-아나톨리아어 가지는 바퀴가 발명되고 난 이후인 기원전 4000-3500년 전에도 아직 하나의 언어였다는 의미가 된다. 원시인구어의 고향을 현재의 우크라이나와 남부 러시아의 유라시아 서부 초원지대로 보는 관점은 매우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초기 재구된 원시인구어 어휘가 농민보다는 유목민의 생활과 가까웠기 때문이었다(양털, 말, 가축, 유제품 등). 이후 말이 기원전 3500년 전에 초원에서 가축화되어, 인구어 사용지역에서 의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 역시 또 하나의 근거이다. 인구어 기원을 초원으로 보는 이론은 후 아나톨리아 인구어가 기원전 4000-3500년 이후에 사용되었다는 것과 일치하는데, 이 시기 이후 바퀴 달린 탈 것의 도입이 초원 지역의 경제 구조를 바꾸기 때문이다. 이는 이 새로운 형태의 기동성 높은 유목의 발생과 전파가 인구어 확산과 관련되어 있다는 생각과 관련이 있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