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유전체와 현생 인류

 Kay Prufer et al. (2014), The complete genome sequence of a Neanderthal from the Altai Mountains, Nature 505, 43-49.


부흥에 네안데르탈인 관련해서 뉴스 링크도 올라왔었지만 논문을 다룬 적은 없어 글 내용을 요약해서 올립니다.

2008년에 알타이산의 Denisova 동굴의 동쪽 회랑에서 발견된 호모 속 손가락 뼈 연구를 통해 네안데르탈인과 다른 계통의 '데니소바인'이 존재했음이 알려졌습니다. 2010년에 마찬가지로 동쪽 회랑에서 발견된 발가락뼈는 11.2층에서 발견된 데니소바인 뼈보다 아래인 11.4층에서 발견되어 더 이전시기에 살았던 호모 속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발가락뼈의 주인을 알기 위해 데니소바인과 코카서스 Vindija 동굴에서 발견된 세 명분의 네안데르탈인, 코카서스의 Mezmaiskaya 동굴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어린이, 그리고 25명의 현생인류의 유전정보를 각각 비교했습니다. 미토콘드리아 DNA(왼쪽 a 그림)과 상염색체 DNA 연구(오른쪽 b 그림)을 통해 이 발가락 뼈는 데니소바인이 아니라 알타이산 근처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의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toe phalanx)가 현생 인류나 데니소바인과 묶이지 않고 Vindija와 Mezmaiskaya와 함께 묶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발가락뼈의 주인을 알타이 네안데르탈인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알타이 네안데르탈인은 유전자 다양성이 매우 떨어지는데 부모가 사촌간 이상으로 가까운 혈족임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알타이 네안데르탈인의 보편적인 현상인지는 sample 수가 적어서 아직 확답을 내릴 수 없겠네요.

네안데르탈인 유전체가 아프리카 밖으로 나온 현생인류로 흘러들어갔고, 데니소바인의 유전체는 첫 번째 현생 인류 확장 때 아시아로 들어왔던 사람의 후손인 호주 어보리진, 멜라네시아인, 필리핀인에 흘러들어갔다는 것이 이미 지난 연구를 통해 밝혀져 있었습니다.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섞인 비율은 1.5%에서 2.1% 정도이며 크로아티아에 살던 네안데르탈인이 아니라 코카서스의 네안데르탈인과 혼혈된 것으로 보여 현생인류가 아프리카를 벗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사이에 혼혈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데니소바인과 중국인, 다이인, 그리고 멕시코, 브라질의 원주민을 비교했을 때 데니소바인 유전체는 거의 0.2%이하로 섞여 있다는 것이 확인되어 파푸아뉴기니인이나 호주 원주민에 비해 25분의 1 수준에 불과한데 이것이 직접적인 혼혈에 의한 것이 아니라 데니소바인의 혈통을 물려받은 멜라네시아인과의 혼혈로 전달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추가로 유럽인보다 상대적으로 아시아나 아메리카 원주민이 네안데르탈인 유전체를 더 많이 물려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아 뭐 복잡한 수식으로 어쩌고 저쩌고하는데 이해할 자신이 없네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그림으로 정리하면 현생 인류가 아프리카를 나오면서 네안데르탈인과 혼혈이 되었는데 그 비율은 조상 중에 2% 정도로 생각됩니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비율이겠죠. 혼혈 시기는 11만 년 전에서 7만7천 년 사이로 생각됩니다. 코카서스의 네안데르탈인과 혼혈이 된 것으로 보이니 혼혈이 일어난 장소는 중동 지역이 되겠죠.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영역이 겹치므로 마찬가지로 혼혈 정도를 살펴봤더니 네안데르탈인에서 데니소바인으로의 유전체 전달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앞으로 데니소바인 발견이 더 진행되어 봐야 확정을 내릴 수 있는 부분이네요. 혼혈은 알타이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 사이에서 일어난 것으로 생각됩니다. 상식적으로 유럽 네안데르탈인과 혼혈되었을리도 없죠.



세줄 요약
1. 현생인류와 호모 속 친척 종 사이에 혼혈이 좀 일어났다.
2. 네안데르탈인과는 중동 인근에서 아프리카를 빠져나올 때 쯤 일어났다.
3. 데니소바인과는 현생 인류의 첫 번째 아시아 확장 시기에 혼혈이 일어났다. 두 번째 아시아 확장 시기에는 데니소바인과 혼혈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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