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고문(古文)을 어렵게 만드는 또 하나의 이유

 何九盈(허지우잉), (신아사 번역) (2017) - 상고중국어 어두 자음군, 구결연구, 237-266.에서 발췌


- 설문說文 : 尻(꽁무니 고)는 궁둥이(𦞠)이다. (尻, 𦞠也.)
단옥재段玉裁 주注 : 尻는 요즘 통속적으로 궁둥이(溝子)라 이르는 것이고, 𦞠는 요즘 통속적으로 엉덩이(屁股)라 이르는 것이다. 세분해서 말하면 둘이지만 일반적으로 말하면 하나이다.

- 설문說文 : 窍는 구멍(空)이다. (窍, 空也.)

- 이아爾雅·석축釋畜 : 白州(흰 꽁무니)는 驠이라는 말이다.
곽박郭璞 주注 : 州는 구멍·꽁무니(竅)이다. (州, 竅.) 윤산에 짐승이 있었는데, 그 짐승의 꽁무니는 꼬리 위에 있었다. (倫山有獸焉, 其州在尾上.)

- 설문說文 : 驠은 말이며 꽁무니가 희다.(驠, 馬白州也.)
주준성朱駿聲 주注 : 州는 尻의 가차자이다. 혹자는 涿의 전주轉注라고도 하는데 역시 통하며, 통속적으로 䐁으로 적는다. (州者尻之借字. 或曰, 涿字之轉注, 亦通, 俗作䐁.)

- 예기禮記·내칙內則 : 자라는 항문을 제거한다.(鱉去醜.)
정현鄭玄 주注 : 醜는 자라의 항문을 이른다. (醜謂鱉窍也.)

<중략>

州와 醜가 尻로 가차된 것은 마찬가지로 조모 3등照母3等이 고대에 설근음舌根音(k-)과 동일하게 읽혔기 때문이다. 州의 어두 자음군은 krj이고 醜의 어두 자음군은 kʰrj-이다. 涿이 尻로 가차된 것은 시기적으로 약간 후대이며 krj-가 이미 tj-로 변하였음을 설명한다... 䐁·𢁁·𡰪는 모두 𧱦의 자형이 바뀐 것變體이며 涿(단모端母에 속함)은 䐁의 가차假借이다...

- 사용한 한자가 원래 뜻으로 사용한 건지, 가차로 가져다 쓴 건지부터 판단해야 함.
- 분명히 작성 당시에는 이유가 있었던 가차였지만 후대 사람은 주注를 보지 않으면 이해가 안됨. 그리고 주를 보더라도 왜 그런 가차가 성립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움.

그런 의미에서 涿이 똥구멍이라는 뜻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걸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일화 하나.

당초 유장이 유비를 부성에 만날 당시에 유비가 장유의 수염이 풍성한 것을 보고 과거에 자신이 탁현에 살 때 모(毛) 성을 가진 자가 특히 많았는데, 사방이 모두 모라는 집이 많아 탁현의 현령이 수많은 털이 탁을 에워싸고 산다고 말하는 것으로 조소했다.

그러자 장유는 유비가 수염이 없는 것을 이용해 과거에 상당군 노현의 장이었다가 탁현의 현령으로 승진한 자가 있었는데, 그는 관직을 떠나 집으로 돌아갔고 당시에 어떤 사람이 편지를 주었다고 한다. 거기에는 노현이라고 쓰면 탁현을 무시하는 것이 되고, 탁현이라 기록하면 노현을 무시하는 것이 되므로 노탁군으로 쓴다고 되어 있었다고 말했으며, 장유는 유비가 수염이 없었다는 것을 이용해 이런 방법으로 받아친 것이다. <나무위키 장유(삼국지) 문서>

先主與劉璋會涪時, (張)裕爲璋從事, 侍坐. 其人饒須, 先主嘲之曰: "昔吾居涿縣, 特多毛姓, 東西南北皆諸毛也, 涿令稱曰'諸毛繞涿居乎'!" 裕卽答曰: "昔有作上黨潞長遷爲涿令者, 去官還家. 時人與書, 欲署潞則失涿, 欲署涿則失潞, 乃署曰'潞涿君'." 先主無須, 故裕以此及之.

유비 : 똥꼬털이 북슬거리는 것 같은 색히네
장유 : 똥꼬가 훤히 드러난 것 같은 색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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