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역사 음운학 (7) - 상고한어의 모음대립
※ 이 글은 반오운潘悟雲 저著, 권혁준 역譯의 "중국어 역사 음운학" 내용의 요약/정리를 바탕으로 몇가지 덧붙여 적는 것입니다.
9장 3등 개음medial의 상고 기원
중고한어의 중뉴라는 현상을 가지고 있는 운도 3등 글자는 중고한어의 재구도 어렵게 만들었지만 상고한어의 재구에도 어려움을 가중시킵니다. 중고한어에서 재구한 -j-음이 상고한어에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에 대한 증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a. 疑母(ŋ)인 業을 사용하여 Yavana를 번역하였다.(業波羅). j음이 생겨났다면 疑母로 Ya를 대역할 이유가 없다.
b. 3등 글자가 대역한 외국어에도 i나 j가 없다. (ex, Argi - 焉耆, aṅkwaṣ - 央匱, upāsaka - 優波塞, Khema - 扜彌, khvani - 扜泥, Tahoroi - 大宛, Khotan - 于闐 : 표시한 글자가 모두 3등위 글자)
c. 《일체경음의一切經音義》에서는 남방음을 별도로 기록하였는데 북방에서는 3등음으로 읽지만 남방에서는 1·2·4등음으로 읽는 경우가 있다. 이는 3등음이 북방에서 기원하여 점차 남방으로 퍼져 나갔음을 뜻한다.
d. 吳방언과 閩방언에서 문어文語와 구어口語의 차이가 존재하는데, 외부의 영향을 받은 문어에서는 3등 개음 i가 존재하나 구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e. 일본의 한자음은 음의 도입 시기가 서로 다른 오음吳音, 한음漢音(and 당음唐音)으로 나뉘어지는데 3등 개음의 경우 가) 오음과 한음 모두 존재, 나) 오음과 한음 모두 존재하지 않음, 다) 오음에는 없고 한음에만 존재함
그렇다면 무엇이 3등 개음을 만들어내는 원인이 되었을까요.
Zhengzhang Shangfang(정장상방, 鄭張尙芳)은 상고한어의 모음에 장단長短의 대립이 있었으며 이 중 단모음에서 개음이 발생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a. 한장어족의 여러 언어에서 모음에 장단의 대립이 있다.
b. 광주廣州 방언에서도 모음에 장단의 대립이 관찰된다.
c. 산스크리트어 ka, kʰa, ga를 대역하기 위해 만들어낸 한자인 迦, 佉, 伽가 중고한어에서 개음을 동반하게 됨.
d. 티베트 문어文語 중 일부가 개음 j를 동반하는데 이 어휘와 동원사同源詞 관계에 있는 Derung어 어휘가 단모음을 가지고 있어 상고한어-중고한어의 변천과 동일하게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있음.
e. 고유高誘의 《회남자淮南子》 주석과 《여씨춘추》 주석에서 3등 한자는 '급기急氣'라고 하였고 그 외 등위의 한자에 대해서는 '완기緩氣'라고 하였다.
최근의 상고한어 재구인 Baxter-Sagart 재구에서는 모음 장단의 대립 대신 인두음Pharyngealization 요소의[ˤ] 유무로 재구하였습니다. 인두음이 없는 상고한어는 중고한어에서 3등 개음 j가 생성되며, 인두음이 존재하는 상고한어는 중고한어에서 인두음이 탈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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