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기 농경민의 확장과 이동에 관한 최신 동향
과거 사람들이 어떻게 이주했는지, 어떤 사람이 어느 지역에서 살았는지, 그 중에서 현재 종족의 선조가 되는 집단은 누구인지는 매우 흥미를 끄는 이야기라 생각합니다.(저만 그런가요? ㅎㅎ) 최근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기술의 발달로 고인골 유골에서 채취한 유전체와 현재 각 지역의 사람들의 유전체를 비교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수천, 수만 년 전의 선조들과 후손들이 얼마나 유사한지 혹은 다른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고고학적으로나 유전학적으로나 연구자수로나 가장 압도적인 유럽 지역의 연구가 선도적으로 나아가는 상황입니다.
대강의 선행연구로 유럽을 구성하는 기층 집단은 크게 4만년 이전에 유럽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구석기 수렵 채집인과 약 1만년 전 아나톨리아에서 시작된 농경을 기반으로 작물을 재배하고 가축을 기르는 일을 시작한 신석기 농경이주민, 청동기 흑해에서 유럽지역으로 이동한 유목민 집단으로 나뉘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A. 신석기 농경이주민이 유럽 방향으로 확산 (9000 - 7000년 전)
B. 수렵채집인의 활동이 다시 활발해지며 농경민과 접촉 (7000 - 5000년 전)
C. 흑해 유목민의 유럽으로의 확산 (4500년 전)
(W Haak et al. (2015) - Massive migration from the steppe was a source for Indo-European languages in Europe, Nature)
이 중 신석기 농경민의 기원이 어디인지에 대한 최신 연구 동향을 소개하겠습니다. 그냥 유럽-중동의 그림이라 생각하시고 마음 편하게 읽어 주세요.
(F Broushaki et al. (2016) - Early Neolithic genomes from the eastern Fertile Crescent, Science)
농경의 시작 지점은 세계 각지에서 독립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 중에서 유럽과 북아프리카, 중동의 농경 시작점은 아나톨리아 동부/메소포타미아 북부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위 그림의 회색으로 표시된 부분이며 지금으로부터 10000-7500년 전 사이에 농경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농경 문화는 점차 각 지역으로 퍼져 나가게 되는데 그 확산 시기 역시 표시되어 있습니다. 아나톨리아를 중심으로 물결이 퍼지듯이 확산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확산 형태가 실제로 농경민이 이주해 나가서 생기는 현상인지, 농경 문화만 전파되는 것인지에 대해서 긴 시간의 논란이 있었고, 이제는 실제로 농경을 통한 인구의 증가 때문에 농경민이 새로운 농경지를 찾아 나가면서 농경 역시 확산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GM Kılınç et al. (2016) - The demographic development of the first farmers in Anatolia, Curr. Biol.)
각 유골 샘플의 시기별, 지역별 분류입니다. 이 고인골 유골에서 DNA를 추출하여 비교를 시작합니다.
(GM Kılınç et al. (2016) - The demographic development of the first farmers in Anatolia, Curr. Biol.)
초기 농경민 샘플인 Boncuklu나 Kumtepe, Tepecik 유골이 남부 유럽인들과 한 집단으로 묶이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반면 유럽 어느 지역의 수렵채집인과는 별개의 집단임을 볼 수 있어 원래 유럽에 거주하던 수렵채집인이 농경을 배워 농경민으로 전환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아나톨리아의 이주민이 유럽에 농경을 도입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GM Kılınç et al. (2016) - The demographic development of the first farmers in Anatolia, Curr. Biol.)
초기 신석기 농부인 Boncuklu, Tepecik 등의 유전체 양상이 유럽의 수렵채집인(WHG, EHG, SHG)의 유전체 양상보다 코카서스의 수렵채집인(CHG)와 유사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에게해 해안의 Kumtepe 역시 동일한 패턴을 보여주며 아나톨리아에서 유럽방향으로 진출한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중부 유럽의 신석기 초기, 중기 역시 동일하며 알프스에서 미라로 발견되어 Iceman이라는 별명으로 통용되는 남성의 유전체와 이탈리아 동석기 문화인 Remedello 문화의 고인골에서도 마찬가지의 양상을 보여줍니다. 즉 이 모든 사람은 아나톨리아에서 유럽으로 진출한 신석기 농부의 후손인 것입니다.
(A Omrak et al. (2016) - Genomic evidence establishes Anatolia as the source of the European Neolithic gene pool, Curr. Biol.)
역시 동일한 내용을 다른 논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Kumtepe6, Iceman의 유전체가 바스크, 사르디니아인, 스페인인과 같은 남부유럽인과 친연성을 나타냅니다.
역시 동일한 내용을 다른 논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Kumtepe6, Iceman의 유전체가 바스크, 사르디니아인, 스페인인과 같은 남부유럽인과 친연성을 나타냅니다.
(A Omrak et al. (2016) - Genomic evidence establishes Anatolia as the source of the European Neolithic gene pool, Curr. Biol.)
아나톨리아/에게해에서 기원한 귤색, 녹색 유전체를 중부/남부 유럽 농부들 고인골에서 다량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쪽 방면으로의 이동이 그러하다면 동쪽 방면으로의 이동은 어떨까요?
(F Broushaki et al. (2016) - Early Neolithic genomes from the eastern Fertile Crescent, Science)
앞에서 보신대로 유럽의 신석기 농부들은 원 거주자 수렵채집인과 별개의 집단이며 그 유전체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사람은 사르디니아인입니다. 페르시아/인도 방면으로 진출한 신석기 농부들의 유전체와 가장 유사한 집단은 이란의 조로아스터교 신자 집단이며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역시 친연성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유럽 방면으로 확장되어 나간 집단과 페르시아 방면으로 확장되어 나간 집단은 전혀 다른 집단임을 알 수 있습니다. 수백, 수천 킬로미터나 멀리 떨어진 유럽과 아나톨리아, 북 메소포타미아와 아프가니스탄 사이에는 친연성이 있으나 농경 시작점 인근에서 살았던 선조들은 서로 남남이었던 겁니다.
앞에서 보신대로 유럽의 신석기 농부들은 원 거주자 수렵채집인과 별개의 집단이며 그 유전체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사람은 사르디니아인입니다. 페르시아/인도 방면으로 진출한 신석기 농부들의 유전체와 가장 유사한 집단은 이란의 조로아스터교 신자 집단이며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역시 친연성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유럽 방면으로 확장되어 나간 집단과 페르시아 방면으로 확장되어 나간 집단은 전혀 다른 집단임을 알 수 있습니다. 수백, 수천 킬로미터나 멀리 떨어진 유럽과 아나톨리아, 북 메소포타미아와 아프가니스탄 사이에는 친연성이 있으나 농경 시작점 인근에서 살았던 선조들은 서로 남남이었던 겁니다.
(F Broushaki et al. (2016) - Early Neolithic genomes from the eastern Fertile Crescent, Science)
터키 동부를 기준으로 동쪽의 양상과 서쪽의 양상이 대비가 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터키 동부를 기준으로 동쪽의 양상과 서쪽의 양상이 대비가 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상당히 인근 지역에 발원지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북부 인도차이나/남중국 지역의 Hmong-mien, Tai-Kadai, Austronesian, Austro-asian 기원이나 초원 Mongol, Turkic, Tungus 기원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