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정리해 본 전염병의 기원
'총, 균, 쇠'에서 구대륙이 가축을 많이 길들여 전염병을 많이 가지게 되어 나중에 대항해시대가 펼쳐졌을 때 신대륙 사람들이 구대륙에서 기원한 많은 질병에 노출되어 인구가 급감했다고 알고 계시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근데 제가 좀 찾아보니 유명한 전염병은 가축에서 기원한 질병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제레미 다이아몬드는 뭘 보고 그런 글을 썼을까요.
1. 결핵 (Mycobacterium tuberculosis)
: 인간 진화의 역사와 함께하는 병원균이지만 현재의 결핵을 유발하는 형태로 진화된 것은 3만 5천년에서 2만년 전 사이의 동아프리카 지역 (아마도 지부티)
2. 페스트 (Yersinia pestis)
: 2만년 전에서 1500년 전 사이에 Yersinia pseudotuberculosis로부터 진화되었다.
3. 한센병 (Mycobacterium leprae)
: 인간 진화 및 이주의 시기와 함께 한 유서 깊은 병원균. 인간이 아시아로의 이주는 두 번에 걸친 인구 이동이 있었다고 생각되는데 한센병의 전파 루트 역시 정확히 서로 다른 2개의 전파 경로를 보여준다. (북방계/남방계 인간이라는 유사과학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
4. 매독 (Treponema pallidum)
: 아종인 pallidum에 의해 발병. 다른 아종인 pertenue는 매종(yaws)라는 피부병을 일으킨다. 아프리카 개코원숭이로부터 기원하였으며 이 중 신대륙으로 건너간 T. pallidum이 매독균으로 진화하고 이것이 대항해시대 이후 구대륙으로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
5. 천연두 (Variola virus)
: 서아프리카 설치류가 광범위하게 가지고 있던 taterapox virus에서 6만 8천년에서 만 6천년 전 사이에 분화되었다.
6. 인플루엔자 (Influenza viruse)
: 야생 조류가 보유하고 있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종간 장벽을 넘어서면서 포유류도 감염시키게 되면서 독감을 유발한다. 인간뿐만 아니라 돼지, 말, 기각류, 고래, 개미핥기도 인플루엔자에 감염된다. 도요새목과 기러기목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창고로 유명하다.
7. 홍역 (Measles virus)
: 반추동물의 rinderpest virus에서 분화되었다. 기록상 꽤나 오래된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인간의 홍역 바이러스는 11세기~12세기 사이에 rinderpest virus로부터 분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수의 인구가 밀집된 공간에 거주하지 않으면 다음 감염될 대상을 확보하기 어려워 홍역 바이러스가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8. 백일해 (Bordetella pertussis)
: 유인원의 진화 때부터 함께하던 병원균으로 3500만년에서 7백만년 전 사이에 Bordetella bronchiseptica로부터 분화되었다.
9. 일본뇌염 (Japanese encephalitis virus)
: flavivirus에 속하는 바이러스. 돼지가 일본뇌염으로 유명한 이유는 뇌염모기에 물리면 98%~100%가 감염되고, 혈액 내에 바이러스가 엄청나게 증식하며, 증식된 바이러스는 4일 이상 유지되어 다시 다른 뇌염모기에게 바이러스를 전달하고, 모기 역시 돼지를 흡혈 대상으로 선호하며, 동아시아/동남아시아에 돼지 사육 두수가 많아 일본 뇌염 전파에 무시무시할 정도로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돼지 몸 속에서 계속 생존할 수는 없다. 전세계적으로 친척 바이러스가 많은데 파푸아뉴기니와 호주의 Murray Valley encephalitis virus, 북미와 중동, 아프리카의 West Nile virus, 남미의 St. Louis encephalitis virus가 잘 알려져 있다. 뎅기열로 유명한 Dengue virus도 그리 멀지 않은 친척
10. 말라리아 (Plasmodium spp.)
: Plasmodium 속에 속하는 여러 종들이 말라리아를 유발할 수 있으나 그 중에서 Plasmodium falciparum, Plasmodium vivax, Plasmodium ovale, Plasmodium malariae가 주로 병을 유발하는 종이다. 그 중에서 열대지방에 분포하는 P. falciparum이 가장 심각한 말라리아를 유발하는데 서부고릴라에서 기원하였다. 한국의 삼일열 말라리아를 유발하는 P. vivax는 히말라야원숭이에서 유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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