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신석기 문화 (2) - 벼와 조, 그리고 기장
인간의 생활양식에 영향을 준 것은 여럿 있습니다만 누가 어떤 기준으로 꼽아도 농경은 분명 손가락에 꼽힐 것이라 확신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수렵/채집으로 획득할 수 있는 열량의 한계를 초월하게 만들어준 농경이라는 행위는 직업의 분화를 촉발시켰으며 가축의 사육을 가능케 하였고, 순차적으로 계급, 국가, 문명을 건설하게 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최근의 연구 성과가 수렵/채집인이 농경민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되었고, 수렵/채집 경제에서 농경 경제로의 이행이 비가역적인 것도 아니며, 농경의 전파와 확산이 농경민의 확산과 이주와는 별 상관관계가 없다는 등의 실상 농경의 등장과 파괴력이 그리 센세이셔널 하지는 않았다는 논의를 진행시키고 있지만 그건 별개로 하기로 하고..) 동아시아의 신석기는 농경의 개시와 관련성이 상대적으로 적긴 하지만 동아시아 역시 신석기 시기부터 야생 식물의 작물화가 시작됩니다. 동아시아에서 작물화된 식물 중 가장 중요하고 유명한 것은 단연코 벼일 것입니다. 벼는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의 주식으로 오랫동안 재배되었으며 현재에도 생산량과 소비량에서 major crop의 지위에 밀과 옥수수 등과 함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 결과 벼는 중국 남부의 주장강 유역에서 지금으로부터 약 8200년 전 즈음에 Oryza rufipogon 이라는 선조 식물에서 분화되어 작물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자포니카 품종과 인디카 품종 모두 이 때 작물화가 시작된 식물을 선조로 합니다. 인디카 품종은 작물화 된 벼와 야생의 Oryza rufipogon 이 다시 교잡하여 Oryza rufipogon 의 형질을 추가로 물려받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포니카가 종법 질서(?)로 보자면 본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원래 작물화가 되었던 중국 남부에서는 인디카를 재배하고 중국 북부에서는 중동에서 온 밀이 주요 작물의 지위에 있어 야요이 청동기 시기에 들어서야 논농사가 시작된 일본의 이름이 ...